Baitball Project · Reading List

스몰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브랜딩 책 11권을 추천합니다

예산도 팀도 데이터도 없는 사람이 읽고 나서 다음 주에 무언가를 고칠 수 있는 책만 골랐다. 브랜드가 겪는 순서대로 다섯 가지로 묶고, 각 권이 답하는 질문을 하나씩 달았다.

Ver 1.02026.07.29.Magazine Beaver11권 · 5갈래

선정 기준

혼자 일하는 사람이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가

마케팅과 브랜딩 책은 넘치지만, 대부분은 예산과 팀과 데이터가 있는 조직을 전제로 쓰였다. 광고를 집행할 돈이 없고, 조사를 맡길 사람이 없고, 실험을 반복할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는 읽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좋은 책”이 아니라 “혼자서도 바로 다음 주에 써먹을 수 있는 책”을 기준으로 골랐다.

열한 권을 다섯 종류로 묶었다. 고객의 머릿속에 기초 세우기, 무엇을 팔지 정하고 확인하기, 그것을 어떻게 알릴지 정하기, 그 목소리가 가닿게 하기, 그리고 작은 채로 오래 가기. 이제 막 시작한 브랜드가 겪는 순서를 그대로 따랐으므로 위에서부터 읽어도 되고, 지금 답답한 부분에 관한 책만 읽어도 된다.

각 책 끝에는 이 사이트의 점검 리스트 중 해당 항목으로 가는 링크를 달아두었다. 읽은 것을 바로 자기 브랜드에 대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기초 세우기

고객의 머릿속 어디에 설 것인가

포지셔닝 표지
01

포지셔닝

Positioning: The Battle for Your Mind

알 리스 · 잭 트라우트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원저 1981

싸움터는 시장이 아니라 고객의 머릿속이다.

1980년대에 쓰였지만 스몰 브랜드에 가장 잔인하게 정확한 책이다. 핵심은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꽉 찬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비어 있는 칸을 찾아 들어가는 일이라는 것. 자원이 적을수록 이 판단이 전부를 좌우한다.

큰 회사는 좋은 자리를 광고비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작은 브랜드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반복하는 조언 — 1등이 아니라면 다른 범주를 만들라 — 이 대안이 아니라 유일한 길이 된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는 고객의 머릿속 어느 칸을 차지하고 있는가?
나음보다 다름 표지
02

나음보다 다름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무엇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홍성태 · 조수용
북스톤 · 2015

더 나은 것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달라야 이긴다.

앞의 책이 원리라면 이 책은 한국 시장에서의 적용이다. 저자들은 차별화를 제품의 속성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로 다루면서, 가격·가성비·기능·품질·명성이라는 축 위에서 무엇을 다르게 할지 고르게 한다.

작은 브랜드가 흔히 빠지는 함정 — 조금 더 좋게 만들어 조금 더 비싸게 파는 것 — 이 왜 통하지 않는지 사례로 보여준다. 국내 브랜드 사례가 많아 읽고 바로 자기 것에 대볼 수 있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는 더 나은 쪽인가, 다른 쪽인가?

정하고 확인하기

무엇을 팔 것이며, 정말 팔릴 것인가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표지
03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책으로 만나는 홍성태 교수의 브랜딩 명강의

홍성태
쌤앤파커스 · 2012

브랜딩은 로고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업을 정의하는 일이다.

브랜딩을 네이밍이나 디자인 같은 표현의 문제로 좁히지 않는다. 브랜드 컨셉을 먼저 세우고, 그것이 제품과 공간과 응대와 일하는 방식까지 일관되게 흐르도록 만드는 과정 전체를 다룬다.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교수의 강의를 옮긴 책이라 개념이 순서대로 쌓인다.

작은 브랜드에 특히 쓸모 있는 대목은 실패 사례를 감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컨셉 없이 표현만 바꾸는 일이 왜 돈만 쓰고 끝나는지 대기업 사례로 보여준다. 로고부터 만들고 싶어질 때 먼저 펼칠 책이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는 무엇을 파는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마케팅이다 표지
04

마케팅이다

This Is Marketing

세스 고딘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

모두를 위한 것은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이 책의 중심 개념인 최소 유효 시장은 스몰 브랜드를 위해 쓰인 것처럼 읽힌다. 시장을 넓히는 대신 가장 작게 좁혀서, 그 안의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라는 주장이다.

광고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누구를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정하게 하는 책이다. 그래서 마케팅 예산이 없는 단계에서 오히려 더 쓸모가 있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가?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표지
05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The Right It

알베르토 사보이아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 · 2020

될 놈인지 먼저 확인하고 만들어라.

신제품 대부분이 실패하는 이유는 실행이 나빠서가 아니라 애초에 원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만들기 전에 아주 싸게 수요를 떠보는 여덟 가지 방법(프리토타이핑)을 제시한다.

앞의 두 권으로 무엇을 팔지 정했다면, 이 책은 그 판단이 맞는지 돈을 쓰기 전에 확인하게 한다. 재고에 현금이 묶이는 제품 사업이나 인테리어에 목돈이 들어가는 공간 사업일수록 효과가 크다. 발주하기 전에, 계약하기 전에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는 만들기 전에 사겠다는 사람을 만나봤는가?

널리 알리기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무기가 되는 스토리 표지
06

무기가 되는 스토리

Building a StoryBrand

도널드 밀러
이지연 옮김 · 윌북 · 2018

주인공은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이다.

대부분의 소개문이 실패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 우리를 주인공으로 세웠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객을 주인공에, 브랜드를 조력자 자리에 놓는 일곱 단계 공식을 제시한다.

상세페이지·소개문·메뉴판을 직접 쓰는 1인 브랜드에 가장 즉각적으로 쓸모가 있다. 읽고 나서 자기 홈페이지 첫 문장을 고치게 되는 종류의 책이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 첫 문장에서 주인공은 누구인가?
스틱! 표지
07

스틱!

Made to Stick

칩 히스 · 댄 히스
안진환 ·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15주년 기념판 2022

기억되지 않는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기억에 달라붙는 메시지의 여섯 가지 조건을 정리한 책이다. 단순함,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이야기. 각 조건마다 붙지 않는 문장을 붙는 문장으로 고쳐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구체성에 대한 장이 작은 브랜드에 유용하다. 예산이 없을수록 한 번 들은 사람이 남에게 옮겨줄 수 있는 문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 설명을 들은 사람이 남에게 옮길 수 있는가?

가닿게 하기

어떻게 알려지고 어떻게 파는가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표지
08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Contagious: Why Things Catch On

조나 버거
정윤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

입소문은 운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다.

왜 어떤 것은 퍼지고 어떤 것은 사라지는가를 실증 연구로 파고든 책이다. 저자는 여섯 가지 요인(소셜 화폐·계기·감성·대중성·실용적 가치·이야기)으로 정리한다.

그중 계기는 광고비 없이 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치다. 일상의 특정 순간이 우리 브랜드를 떠올리게 만들면, 그 순간이 반복될 때마다 무료로 상기된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고객이 우리를 떠올리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1페이지 마케팅 플랜 표지
09

1페이지 마케팅 플랜

The 1-Page Marketing Plan

앨런 딥
홍석윤 옮김 · 알파미디어 · 2022

대기업 방식의 마케팅이 작은 회사를 망친다.

이 목록에서 가장 실무적인 책이다. 잠재고객·관심고객·구매고객 세 단계에 각각 세 칸씩, 아홉 칸을 채우면 마케팅 계획 한 장이 완성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저자가 반복해서 경계하는 것은 유행하는 채널을 계속 늘리는 습관이다.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채널을 좁히라는 조언은 전략이 아니라 생존 조건에 가깝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 마케팅 계획은 한 장으로 적히는가?

오래 지속하기

작은 채로 지속하는 방법

골목길 자본론 표지
10

골목길 자본론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다산3.0 · 2017

작은 가게 하나가 거리의 성격을 바꾼다.

공간을 여는 사람에게 상권을 보는 눈을 준다. 저자는 골목상권을 임대료와 유동인구가 아니라 사회자본으로 읽고, 어떤 조건에서 거리가 살아나고 어떤 과정으로 다시 죽는지 추적한다.

카페·식당·서점처럼 자리에 묶이는 업종이라면 계약 전에 읽어야 한다. 내 가게의 성패가 내 가게 안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 가게는 어떤 거리의 일부가 되려 하는가?
프로세스 이코노미 표지
11

프로세스 이코노미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파는 새로운 가치 전략

오바라 가즈히로
이정미 옮김 · 인플루엔셜 · 2022

결과물이 비슷해질수록 과정이 차이가 된다.

품질만으로는 구별되지 않는 시대에, 만드는 과정 자체를 공개하고 그 과정에 사람을 참여시키는 방식을 다룬다. 완성된 뒤 알리는 대신 만들어가는 동안 관계를 쌓는 접근이다.

대기업과 같은 완성도로 경쟁할 수 없는 작은 브랜드에게는 유리한 판이다. 다만 과정을 파는 일은 공개할 것과 지킬 것을 스스로 정할 수 있을 때만 성립한다는 점도 함께 짚는다.

이 책이 답하는 질문우리는 완성된 것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어디서부터 읽을까

지금 막힌 자리에 따라 다르다

  1. 무엇을 파는지 흐릿하다면 — 03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 04 마케팅이다
  2. 아직 만들지 않았다면 — 05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먼저
  3. 만들었는데 안 팔린다면 — 01 포지셔닝 → 02 나음보다 다름
  4. 설명이 잘 안 된다면 — 06 무기가 되는 스토리 → 07 스틱!
  5. 알려지지 않는다면 — 08 컨테이저스 → 09 1페이지 마케팅 플랜
  6. 가게를 열려 한다면 — 10 골목길 자본론을 계약 전에
  7. 오래 버틸 방법을 찾는다면 — 11 프로세스 이코노미

한 권을 읽고 한 가지를 고치는 편이, 열 권을 읽고 아무것도 고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이 목록의 목적은 독서량을 늘리는 데 있지 않고 지금 막힌 자리에 맞는 한 권을 찾는 데 있다.

작은 브랜드에게 부족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판단의 순서다.

국내 출간본을 기준으로 출판사와 옮긴이를 적었다. 판본이 바뀌거나 절판될 수 있으니 구입 전 확인을 권한다. 이 목록은 어떤 출판사와도 제휴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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